가을에
가을이 되면
시인(詩人)은 그이를
‘당신’이라 부릅니다.
왠지 모를 아픔에
하얀 가슴을 여미며
기울어져만 가는
눈부신 햇살
잿빛 거리를 거닐다
첫 낙엽을 발견했을 때
그날 그 순간에
파란 그곳으로부텀
당신이
해맑은 웃음
가을의 주님으로
내려오십니다.
그로부터 시인은
의상(衣裳)을 챙겨 넣고
흩뿌렸던
눈물을 거두며
고독의 성(城)에서
연갈색의 구슬을
닦아야만 합니다.
● 한국장애인문인협회 솟대문학 1998년 가을호 통권 제31호 3회추천완료작 199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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