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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신음소리가 성전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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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중규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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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계절, 햇빛이 찬란히 빛난다 해도...” 디퍼플의 노래 ‘April’ 가사 그대로 참으로 잔인했던 4월도 지나고 어느덧 5월 중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시인 이상화가 탄식했지만 그렇게도 이 땅은 봄맞이가 싫었던 것일까. 봄이 실종되면서 겨울날씨로 되돌아갔던 백년만의 이상기후까지 찾아왔던 하 수상한 시절, 과연 사람과 짐승의 눈동자에, 그대의 가슴에, 봄의 기운이 품어지지 않는다면, 밭에 보리가 움트고, 가지마다 눈이 돋고, 산이 푸르고 하늘이 따스해져도, 봄은 대지 속에 갇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5월, 국토의 젖줄 4대강이 굶주린 쥐떼마냥 설치는 토건마피아집단들에 의해 무참하게 유린당하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하는 심정은 절망적이다 못해 참담하다. 30년 전 이 땅에 인간에 대한 대학살이 있었다면 지금 이 땅에선 생명에 대한 대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잔인하기는 이 5월도 마찬가지인가.
상선약수(上善若水) 곧 “가장 이상적인 삶(上善)을 살아가려면 물의 상태를 보고 배우라.”는 노자의 말도 있건만, 그토록 자연스런 물의 흐름을 막고 강을 절단 내며 심지어 멸종위기 생물들마저 아예 멸종시키려 포클레인을 마구 휘두르는 무자비한 삽질 앞에 생명의 강은 어느덧 죽음의 잿빛 터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 옛날 이집트 왕 파라오의 교만은 나일강이 핏빛으로 변하는 재앙을 불러들였다. 강의 물고기가 모두 죽고 강물이 악취를 풍겨 이집트인들은 강에서 물을 퍼 마시지 못할 지경이 되었지만(탈출 7,20~21), 완고한 파라오의 마음은 결코 바뀌지 않았으니 강물이 핏빛으로 변한 첫 번째 재앙은 더 큰 재앙을 부르는 전조였을 따름이다. 이 땅엔 얼마만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까.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
이젠 단순히 외침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그 옛날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악(巨惡)을 향해 불나비처럼 자신의 몸을 던지며 죽음을 껴안아 비로소 부활을 쟁취하셨듯이, 이명박정권의 반생태적이고 반민주적인 퇴행적 행태와 죽음의 몸짓을 멈추게 하기 위한 보다 조직적이고 실천적인 투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날 명동성당 들머리는 생명을 되살리려는 활기로 가득한 난장의 한마당 신명판이었다. 어둠을 뚫고 나오는 희망의 빛이 거기 보였다. 그렇다. 다시 광장이다. 다시 공동체다. 잃어버린 광장과 공동체를 우리 사회가 다시 회복해야 한다. 양심회복과 생명수호의 깃발을 함께 높이 들고 손에 손을 잡아야 한다. 죽음의 세력은 생명살림의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리라.”고 외쳤던 것은 도스토예프스키였던가. 이제 생명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
정중규 / 다음카페 ‘어둠 속에 갇힌 불꽃’(http://cafe.daum.net/bulkot) 지기, 대구대학교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연구위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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