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 : IL)은 장애인복지의 궁극 실천 이념이요 목표이다. 그것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이른바 선진복지 국가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장애인복지의 추세가 갈수록 장애인 본인이 주체적으로 삶을 계획하고 선택하는 자립생활 패러다임(Independent Living Paradigm) 이념의 실현 방향으로 큰 흐름을 이루며 나아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보아서도 그러하다. 기실 한 인간으로서 사회 속에 태어나 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그를 통하여 자아실현을 이루고 싶은 꿈은, 비단 장애인만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다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물며 장애를 지니게 되면서 사회환경적 여러 가지 제약 조건들로 인하여 인간다운 삶 자체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있어 자립생활 이념의 실현은 단순히 복지적 차원을 뛰어넘어 생존권과 인권 확보 차원에서도 참으로 소중하기만 하다. 자립생활이란 단어에서 자립(自立)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의 지배 없이 자신의 힘으로 홀로 서기 가능한 정도”라고 설명되어 있으며, 영어사전에서 ‘Independent Living’은 독립생활로 번역되며, 독립생활의 우리말 뜻은 “타인의 간섭이나 지배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자립생활은 장애인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결정과 선택, 기회평등, 그리고 개인의 존엄을 요구하는 가치관적 인권운동이며, 더 나아가 지역사회 속에서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상호관계를 형성하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대리되고 대변되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가장 고귀한 인간적인 욕구의 실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립생활 이념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삶의 질(Quality of Life : QOL)을 담보하는 사회적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의 충족 곧 주변 환경의 질(Quality of Environment : QOE)이 향상 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사항이 장애당사자의 역량강화와 더불어 자립생활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립생활 관련법제도의 구축을 비롯한 사회적 지원체계의 확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모든 장애인에게 인간으로서의 기본권과 사회접근권 및 교육, 직업 등의 기회균등권이 보장되어져야 하고, 그와 함께 장애인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사회적 장벽과 차별들이 제거되어짐과 동시에, 온전한 삶을 위한 다양한 지원체계들이 사회권적 권리로서 획득 되어져야 하며, 더 나아가 무엇보다 장애인의 자기의사결정권(Self-Deternination)과 선택권(Choice-making)이 보장되는 생활환경이 구축되어져 그를 통하여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를 통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자립생활운동의 가치와 필요성, 그 철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결국 장애인이 직업적 ㆍ 경제적 성취를 이룰 때만 자립으로 보던 지난날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오늘날에는 일상생활동작(Activities of Daily Living : ADL)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라 하더라도 그 장애에 적합한 생활전체의 내용 즉, 삶의 질을 충실히 담보하는 존재양식까지 확대해석하여 자립생활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념정의야 어찌되었건 자립생활패러다임이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에 근거한다. 그것은 지금껏 우리나라의 장애인, 특히 중증장애인의 삶의 현실이 전혀 자립적이지 못하였다는 것과 중증장애인도 당당히 인간으로서의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으며 그것을 희망하고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자립생활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장애인정책의 패러다임 역시 기존의 전문가 주도의 재활패러다임(Rehabilitation paradigm)에서 장애인 당사자 주도의 자립생활패러다임(Independent Living paradigm)으로 전환되어가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장애인 당사자에 의한 권리운동도 가속화되고 특히 복지서비스의 소비자(consumer)로서의 장애인 복지주권 확보에도 큰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흐름이 기존의 시혜적이고 대상론적 접근방식에 의한 제공자 중심의 전달체계(carer centered care system)에서 소비자주의에 입각한 개별욕구 접근방식에 의한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전달체계(consumer centered care system)로 바뀌어져 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장애인 당사자들에 의해 세워진 자립생활센터들이 전국 각지에 개소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부터 활동보조서비스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나라의 자립생활운동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10년 전 도입된 자립생활패러다임이 우리나라 중증장애인의 삶에 이미 코페르니쿠스적 전회(轉回)와 같은 근본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 현실의 개선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실 장애인복지야말로 인류 최후의 복지과제로서, 장애인문제는 우리 사회의 선진지표로의 방향성 그 중추적 핵심에 닿는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 아산장애인복지관 관보 로뎀나무 제25권 2007.01.01.- |